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클립스재단에 합류하겠다고 3월8일 발표했다.
이클립스재단이
오픈소스 기술을 채택하며 탄생하게 된 연유가 그 당시 시장 SW 개발 도구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던 MS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기사다. 그
당시 시장에서 기세 만만했던 윈도우기반을 발판으로 한 ‘MS 비쥬얼 스튜디오'의 시장 장악력을 뛰어넘기 위해 어쩌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후발 주자가, 소프트웨어
소스의 개방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점을 생각하면 MS의 행태는 매우 뜻밖의 선택이다. MS는 아마도 이클립스재단과
협업하면서 클라우드 특성상 멀티플랫폼과의 API 상의 표준 접속에서 필수요소로 인식되는 애저 및 개발도구 상품에 자바 개발자를 유입해야 하는 절실한 필요성이 이러한 합류 결정을 이끌어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2008년 당시 개방형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모델 및 경쟁전략을
연구하고 있었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왜 자사가 보유한 독점 소프트웨어 소스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를 통하여 공개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놓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MS의 오늘의 행보가 그 당시 연구가 예측했던 결말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MS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MS는
이클립스와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로부터 좋은 작업들이 나오고 있다는것을 인지했으며, 실제로 이클립스 개발자도구는
전세계 수백만명의 개발자들이 사용하고 있다”라며 “MS는
지난 몇 년 간 이클립스재단과 함께 일했으며 ‘비주얼 스튜디오 팀 서비스‘와 MS 애저에 자바 관련 기술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MS 와 오픈소스 재단인 이클립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MS가 왜 이 시점에 합류하려는
지를 이해하기 위해 필자가 2009년에 어느학회에 발표한 내용과 매체에 기고한 내용중 일부를
다시 한번 꺼내볼까 한다.
신속한 사용자기반 확대와 이를 통한 독점 주력제품으로의 유인
IBM은 자바 데이터베이스인 Cloudscape 소스를 Apache에 기증하고 Apache Derby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였다. 또한 Apache Geromino code base로부터 엔트리 웹어플리케이션 서버로 Websphere Community Edition을 오픈 소스로 발표하였다. SUN 사도 오픈 소스 어플리케이션 서버 Glassfish 를 오픈 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왜 자사가 보유한 독점 소프트웨어 소스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를 통하여 공개하는 것일까?
이것은 자사의 주력제품에 피해가 가지 않고, 전체 통합 솔루션 프레임워크중에 경쟁우위가 약한 부분을 선택하여, 오픈 소스로 개방함으로써, 선두 경쟁사와의 게임의 룰을 바꾸고 사용자기반으로 우군을 확보함으로써 소위 지배적 디자인 수립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는 IP를 통해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여 규모의 경제를 획득하고 R&D 투자에 대한 회수를 받으려는 전통적 전략(Morris and Charles, 1993; Shapiro and Varian, 1999)과 다르다. 공개된 코드는 향후 독점소프트웨어제품 라인에 필수적인 요소로 편입되는 진입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IBM 의 통합개발환경(IDE) 에 대응한 전략 역시 명백하게 이러한 점을 나타낸다. IBM은 기업 내부적으로 개발도구를 독자 개발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문제는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약하고 MS가 OS 시장에서 독점하고 있는 경쟁구도에서 이를 극복할 방법이 모호하다는 것 이었다. 자바가 프로그래밍 환경에서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회가 포착되자, 4천만불 가치의 웹스피어 스튜디오 어플리케이션 개발(WSAD)소스를 기증한다. 40만 불을 투자하여 표준주도를 위한 컨소시움을 추진하고 IBM으로부터 독립적인 이클립스 재단을 만들고 IBM은 영향권에서 뒤로 물러난다. 이후 초기 9개 회원사는 독립재단을 출범한 후 경쟁사를 포함하여 50개 사로 늘었고 경쟁사인 Sun 의 NetBean 이나 BEA의 Beehive에 비해 이클립스는 자바 통합개발환경(IDE)의 de facto standard가 되었다. IBM 의 개발도구 SW 제품라인인 Rational 제품군은 당연히 이클립스 개발환경의 사용자를 흡수한다.
이러한 이클립스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좀더 기술전략측면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혁신프로젝트의 선택 – IBM 이클립스 프로젝트
그런데 이 ViaualAge 가 IBM 휘하에 있는 OTI(Object Technology Internaltional) 이라는 회사에서 개발된 것이었다. OTI 는 VisualAge 를 대체할 제품으로 이클립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01년 11월 이클립스를 오픈소스로 향후 개발하기 위해 컨소시움이 발족한다. 2003년 IBM 과 독립적인 재단이 창설된다. 2006년 재단은 10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2007년에는 22개 이상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한날에 발표할 예정인데 이는 유로파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웹기반이 도래함에 따라 자바기반의 웹스피어 스튜디오 어플리케이션 개발(WSAD) 이라는 제품군으로 발전시켜 출시한다. 개발도구시장의 열세를 만회할 목적으로 앞에서 살펴본 조직의 전략적 방향에 의해 지배적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De Facto Standard 를 만들어야 겠다는 야망을 가지게 된다. 1991년 개발도구시장에 선두업체인 래쇼날을 인수하고 1998년에 IBM 의 WSAD 의 엔진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게 되는데 이것이 지금의 이클립스로 발전하게 된다.
이클립스(Eclipse)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쓸 수 있으며, 자바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프로그래밍 통합개발환경이다.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되어 있으며, 자유소프트웨어이지만 막강한 기능을 자랑한다. 2004년과 2005년 졸트 어워드(Jolt Award)를 수상했다.
식(飾)을 뜻하는 이클립스란 이름은 자바를 개발한 회사의 Sun이란 이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클립스는 자바로 개발됨으로서 운영체제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기종 통합 개발환경을 지향하고 있으며, 다양한 플러그인을 통하여 그 기능을 확장 시킬 수 있다. 이미 플러그인 들이 나와서 (디버깅 까지 포함한)C/C++ 개발환경까지 구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플러그인이란 다른 제품과 연동할 수 있는 마치 전원코드가 다를 때 이를 연결해주는 유니버셜어댑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협력전략
IBM 은 기업내부적으로 개발도구를 독자개발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약하고 MS 이 OS 시장에서 독점하고 있는 경쟁구도에서 이를 극복할 방법이 모연하다는 것 이었다. 자바가 지배적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보이자, 웹스피어 스튜디오 어플리케이션
개발(WSAD) 엔진의 소스를 기반으로 오픈소스 전략으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지배적 디자인으로 등극하고자
하는 야망을 키운다. 왜냐하면 그 당시만 해도, 다수의 개발도구
업체가 난립하고 있었고 그들 상호간에는 표준이 없어 호환이 되지 않았으며 한곳에서 개발한 코드가 다른 플랫폼에서 테스트되고 배포되는데 많은 결점이
노정되고 있었다.
따라서 소위 진정한
통합개발환경(IDE) 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았다. IBM 은
2001년 11월 이클립스재단 설립을 위하여 4000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한다. 동시에 WSAD 의 소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방형 표준의 통합개발환경을 개발하기를 소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Yves Doz 와 Gary Hamel 은 전략적
제휴 전략을 다음의 두 가지 기준으로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1.
제휴가 어느정도의 역량의
보완 이나 역량의 전이를 가능케하는 것인지?
2. 기업의 각각의 제휴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지 아니면 제휴들의 집합적인 네트워크를 관리하는지?
이클립스 프로젝트의 예는 아래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역량전이(Capability Transfer) 를 가능케하는 네트워크형의 제휴로 조직의 멤버회사들로 하여금 함께 지식을
나누고 창조하는 공식적인 기구가 만들어 진 예이다.
그림. 기술제휴전략
IBM 이 이클립스 프로젝트를 통하여 재단에 제공한것과 이로부터 취득한 이익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제공한 것: 4천만불을 들여 개발한 이클립스 소스
얻은 것: 외부의 개발력확보로 인한 넓고 빠른 확장
래쇼날, 웹스피어, 티볼리등의 제품들의
판매 증대
경쟁자들이 Eclipse 플랫폼위에서 개발
개발자들과의 접점 확대, 인지도 상승
IBM 의 기술을 Eclipse 를 통해
De Facto Standard 화
주요 개발도구 경쟁자들 예컨데 Borland, TogetherSoft,
Sybase, Rational와 같은 주요 자바 개발도구 제작사들이 이클립스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는 이후 50개 업체의 참여로 이어진다. 따라서
협력체제의 유형으로 보면 공동연구조직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시장진입시기
수익체증의 특징이 있는 시장에서 진입시기가 매우 결정적일 수 있다. 진입자는
종종 세가지 부류로 나뉘어 진다. 최초진입자, 조기추종자
그리고 후기진입자 이다. 네트워크 외부성이 높은 결과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아래의 예는 자바와 IBM 간에
전략적 의도와 시장진입시기 결정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예이다.
자바 개발자들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무엇'을 만드느냐보다는 '얼마나 빨리' 만드냐는
것에 중점을 둔다. 때문에 IBM이나 썬, 볼랜드나 오라클 등 각 업체들이 제공하는 상용 개발 툴이라 하더라도 그 근본 개발 환경이 통합된 통합개발환경(IDE)이 나타나길 개발자들은 학수고대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상용
업체들의 IDE 툴들이 속속 선보였고 이에 더해 이클립스와 넷빈즈 역시 오픈 소스 기반 IDE 툴을 선보이면서 자바 개발 환경은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넷빈즈와 이클립스의 명암이 갈렸다.
이클립스는 IBM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IBM은 최대한 이클립스에 대한 개입을 줄이고 오히려 자사 웹스피어를 비롯한 모든 SW들을 이클립스 기반으로 전환해나갔다. 따라서 이클립스의 오픈소스 IDE를 이용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개발자들은 IBM의 상용 애플리케이션들도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클립스는 이에서 더 나아가 IBM 이외의 상용 업체들도 이클립스를 지원하도록 '플러그인'이라는 기능을 개발했다. 플러그인을 통해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바로 적용하기도 쉽다는 것과 또한 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을 플러그인으로 개발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이에 볼랜드, 오라클, BEA, 사이베이스
등이 각사의 자바 개발툴 기능을 이클립스와 통합 지원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용자들은 보다 많이
이클립스를 이용하게 됐고, 이를 노린 상용 업체들의 지원이 줄을 잇자 더 많은 사용자들이 이클립스로
몰려드는 선순환 구조가 이클립스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반면 넷빈즈는 자바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썬의 경쟁사인 볼랜드, 오라클 등의 참여가 저조했다. 이는 사용자 저변 축소로 이어졌다. 현재 넷빈즈의 규모는 이클립스의 3년 전 수준이라고 알려져있다.
썬은 뒤늦게 이 같은 태도를 바꿨다. '원천 기술 개발사'라는 명함을 버리는 대신 기술을 공개하고 다른 경쟁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키로 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모듈'이란
이름으로 이클립스의 플러그인과 같은 기능을 하던 넷빈즈 IDE의 용어도 플러그인으로 새롭게 바꿨다. 반면, 썬이 갖지 못한 것은 이클립스와 같이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훨씬 더 많은 플러그인과 서드 파티 제품들이 넷빈즈 보다는 이클립스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썬의 전략적 의도와
시장진입시기의 오판으로 시장에서 지배적 디자인으로 등극할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 이다.
에필로그
이러한 지배적 디자인위치에 있는 선두진입자를 후발진입자가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개방형혁신으로 채택하는데 생각했음직한 몇가지 요소들:
네트워크 외부성을 지닌 시장에서의 지배적
디자인을 위한 인위적 노력은 어떤것이었으며 결실을 거둘것인가?
IBM 은 자바를 S-Curve 상의
변곡점인 기술로 보았고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포지서닝될, 네트워크 외부성을 지닌 시장에서의
지배적 디자인이 될 수 있음을 감지하고 이를 위해 당시 MS 에 의해 영원히 탈환될 수 없을 것 같았던
개발도구 시장에서 과감히 오픈소스에 자체 개발중이던 웹스피어 개발 도구를 소스를 공개하고 40만불을
투자하여 표준주도를 위한 컨소시움을 추진한다. 이후 IBM 에
독립적인 재단을 만들고 영향권에서 빠진다. 과연 결실을 거두었는가? 초기 9개 회원사는 IBM 독립재단을 출범한 후 50개 사로 늘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뒤늦게 자바넷빈즈를 표준으로 추진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클립스를
사실상의 표준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한 자사의 제품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따라서 이부분의
답은 결실을 거두었다가 답이다.
IBM 의 협력전략은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어떠한 전략적 방향과 의도가 있는가?
IBM 의 협력전략은 이클립스 재단을 통한 공동연구조직의 형태였다. 초기의
자체개발 소스를 오픈소스에 공여하고 이에 자본을 출연자금으로 통합개발도구의 사실상 표준을 이끌어 내었다. 기술제휴전략은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휴네트워크를 통한 역량전이 였다. 이를
통한 네트워크 외부성으로 시장에서의 지배적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전략적 방향이었다.
혁신의 보호를 위한
노력은 어떤 것이였나? Java 의 접근방식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자바와 이클립스간에 보호 메커니즘은
자유로운 라이센싱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였다. 자바는 썬의 감독하에 있었던 데에 반해, 이클립스는 재단과 독립적으로 자생적으로 관리되었다. 지적재산권 역시
썬은 주장한반면, 이클립스는 없었다. 즉 오픈소스는 참여와
공헌이라는 사상에 맞게 폭넓게 확산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기술 혁신의 장이었던 셈이었다.
진입여부와 시기의 선택에
있어 최초진입자, 조기추종자 및 후기진입자 중 어떤한 유형에 속하는가?
시장진입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분명 복잡한 문제다. 기술이 소비자에게 주는 이익이 확실하다면 조기진입자는
경쟁자들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의 이익을 얻을수 있다. IBM 은 서로 다른 업체들의 개발도구로부터
사용자들의 요구가 통합개발도구 즉 한곳에서 개발하여 여러 플랫폼에서 운용되는 것임을 간파하고 이것은 어느 한 업체의 기술혁신으로 이룰 수 없음을
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자바라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개발도구 경험이 빈약하고 MS 는 이러한 자바의 표준에 반기를 들 것이 전략적으로 분명했다. 래쇼날을
인수한 이후 이러한 표준에 의한 수혜자가 IBM 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IBM 의 자바 표준에 기반한 통합개발도구의 최초진입자의 노력은 성공이었다.
*The postings on this site are my own and don't necessarily represent IBM's positions, strategies or opin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