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언급한 고객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의 역량을 잘 살펴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케터는 자기 가슴에 손을 엊고 우리 회사만이 경쟁사보다 특별히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고 치밀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산업의 지배적 디자인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패러다임 변화시기에는 핵심 세그먼트를 둘러싼 가치네트워크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세그먼트에서 일고 있는 일련의 전자, 통신, 방송미디어 및 컨텐츠 산업의 변화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일깨워준다. 전통적으로 휴대폰은 통신회사가 보조금을 지급하여 판촉을 해온 장치(하드웨어)였다. 모든 통신과 컨텐츠는 통신회사 관장 하에 움직였다. 애플 아이폰이 이러한 공식을 깨뜨렸다. 아이폰은 무선데이터 통신의 매출 증가에 목말라하는 통신회사의 기대에 부응했고 앱스토어는 고객의 충족되지 않았던 컨텐츠를 수혈했다. 애플의 역량은? 사용자 경험에 관한 한 탁월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핵심역량은 아마도 현존하는 첨단의 기술을 고객관점에서 해석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능력이 아닐까? 이렇듯이, 특성 제품 세그먼트를 둘러싼 가치 네트워크와 이들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을 통한 고객 라이프사이클 가치의 극대화는 분명 과거의 제품을 가지고 고객을 찾아나서는 행태와 구별되는 것이다. 따라서 융합시대의 마케팅의 인재상은 이러한 고객통찰력과 자사의 역량을 잘 융합하는 T자형 인재가 되기를 요구 받고 있다. 시장조사를 잘 하지 않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애플이 이러한 고객중심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친다는 것이 한편 역설적이다.
제조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이행하는 패턴은 아래의 4가지 유형으로 대별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제품의 정비 서비스와 같이 제품을 좀더 잘 팔기 위한 부가 기능으로서의 서비스개념 둘째, 유지보수 subscription 계약처럼 서비스를 별도의 부가제품으로 자리매김한 경우 셋째, 아마존이 킨들을 내놓는 것과 같이, 서비스를 좀더 잘하기 위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IBM이 컴퓨터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이행한 것과 같이, 서비스를 가치창출 프로세스의 주요 부분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자가 되는 경우이다. 뒤로 갈수록 조직과 문화가 고객중심으로 가치가 급속히 이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제품을 좀 더 팔기 위한 부가적 기능으로 서비스를 바라보는 개념은 서두에 언급한 selling mind-set 이다. 반면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가치에 방점이 찍혀있는 서비스 중심의 사고방식은 궁극적으로 고객중심의 mind-set 이다.
그러면 왜 기업들이 이렇게 도전이 많은 서비스중심의 비즈니스로의 이전을 꾀할까? 학자들은 경쟁이 심화되는 제품경쟁에 비해 수익률이 좋고 수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제품이 서비스와 결합되면 가격에 대한 저항이 줄고 단일제품에 비해 수익률이 좋으며 계절이나 불황 같은 경제 주기를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B2B 나 산업마케팅부분에서는 고객이 서비스를 구매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보며 특히 제품에 채화된 서비스는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경쟁우위로 작용한다는 주장을 한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의 모방이 쉬어 오히려 경쟁우위 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하는 이도 있다. 이의 구현을 위해서는 첫째, 고객의 경험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고객중심의 전략 둘째, 서비스에 대한 하나의 경험을 만들기 위한 고객측면과 서비스 제공측면 양쪽의 참여로 이루어진 공동창작의 경험 네트워크의 효과적 설계와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며 셋째, 조직, 문화, 자원 및 역량 등 구성요소 전반에 대한 변화 추진 넷째, 서비스기획, 구현 및 운영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라이프사이클이 고객요구와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토록 시스템이 설계되고 구축되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급속하게 발전되어온 미국의 제조업 부흥에 힘입어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기법이 소개된 이래, 제조업은 눈부시게 발전되어왔다. 이에 반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경제에서 서비스 비중이 커지고 있음에도 과거 100년간 제조업에서 발달한 과학적 관리기법이 서비스 비즈니스에는 서비스의 여러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자리잡지 못했다. 서비스를 시스템적으로 사고하고 생산성과 품질관리향상을 연구하기 위한 서비스 사이언스 학제가 출범되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나 제조중심의 기업이 서비스 중심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이 직면하는 도전은 만만치 않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